민간 외교관
2021-04-03 11:28:03
이미현
조회수   769

  누군가가 그랬다. 한국 사람들 이렇게 외국인들 박대하다간 나중에 외국에 나가 맞아 죽는다고... 듣기만 해도 소름 끼친다.

  잘 사는 나라로 알고 돈 벌러 왔다가 돈도 못 벌고 장애인되고 힘들게 일해주고 품삯도 못 받고 쫓겨난 사람들이 한국인들을 얼마나 원망하며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겠는가.

  내가 만약 저들처럼 저들 나라에서 똑같이 당하고 돌아왔다고 생각해 보자. 아마 이를 빠득빠득 갈며 말로 할 수 있는 욕은 다 하고 그 나라 사람들이 눈에 띄기만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복하려 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도 일년이면 수백 만이 해외로 여행을 다녀오고 수십 만이 해외 각지에서 일을 하고있다. 많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에 와 있는 이주노동자들처럼 한국인들도 해외에서 불법취업자로 전전하며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우리 한국인들이 해외나가서 불법이든 합법이든 노동을 하다가 이국인이라하여 무시를 당하고 학대를 당하고 쫓겨나고 사기당하고 매를 맞았다. 이런 이야기가 매스컴을 탔다하면 우리 모두가 울분을 터트릴 것이다.

  언젠가 신문에 멕시코에서 한국인들이 유색인이라하여 몸수색을 당하는데 알몸수색을 당했다고. 심지어 여자들까지... 우리는 이 사건으로 분노했다. 매를 맞은 것도, 사기를 당한 것도, 힘들여 일한 임금을 떼인 것도 아닌 인권유린을 당했다. 이 인권을 유린당한 사건으로 몇 날 몇 일 TV에서 신문에서 법적대응을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갈릴리교회를 찾아오는 이주노동자 중에는 이런 여러가지 일을 당한 이들이 많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인에 대하여 또 한국사회에 대하여 한이 맺혀있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몇 달 씩 일을 하고는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쫓겨난 사람들, 무리한 노동으로 인하여 과로사로 숨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산업재해를 당하고도 치료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사람들,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않아 일 잘못했다고 폭행을 당한 사람.

  이들은 불법체류자란 명분 하에 인간으로서의 대접은 고사하고 근로자로서의 대우를 전혀 받지 못했다. 이들은 우리가 하지 않을려고 하는 일들을 한다. 우리들이 피하고 거들떠보지도 않는 일자리에서 우리를 위하여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면서도 코리안드림을 꿈꾸는데, 이들의 조그마한 꿈을 일장춘몽으로 만들어 버리는 한국인들이 그들의 마음 속엔 코리안드림이 코리아원한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이런 이들을 누군가가 달래주고 보듬어주어야 한다. 우리 경제가 커지고 기술이 발전하여 우리의 상품이 "Made in Korea" 세계 도처에서 팔리고 세계 모든 나라에 우리 한국인들이 진출하지 않은 나라가 없는데 코리아드림 대신 코리아의 한을 안고 돌아간 이들이 자국에서 한국인이나 한국상품을 보면 그 한이 되살아날 것이 아닌가.

  이 한을 달래주는 곳이 갈릴리교회이다. 코리아의 원한을 씻어주고 코리아의 인정을 담아주고 겹겹이 쌓인 울분을 들어내고 사랑을 다시 쌓고 믿음을 다시 쌓아 '원더풀 코리아''원더풀 갈릴리'를 외치게 한다. 이들이 갈릴리에 오면 이방인이 아니다. 이들은 갈릴리가족이다이들을 형제로 받아들여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주고 이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같이 이해하며 같이 근심하고 걱정하며 살아계신 하나님을 느끼게한다. 한국을 홍보하기 위해 국가에서는 거창하게 홍보영화를 찍어 수십억원의 돈을 들여 홍보를 하고 문화사절단을 보내고 홍보도우미를 뽑아 각국을 순회하며 한국을 알리려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불법체류자란 이름을 붙여 박해한다면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이다.

  이들 이주노동자들의 연령을 보면 20-30대가 주류를 이룬다. 이들은 머지않아 이들의 나라를 이끌어나갈 주역들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자국으로 돌아가 이들의 국가를 이끌어 갈 때 아무리 좋은 홍보 영화, 아무리 멋진 홍보 도우미를 보내도 이들은 결코 한국을 바로 보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이런 아픈 곳을 씻어주는 곳이 갈릴리교회이다. 이들 이주노동자들이 병들어 아파할 때, 산업재해를 당해 어떻게 해야할지몰라 당황할 때, 인간 이하 취급을 당하며 눈물 흘릴 때, 타국에서 외로워할 때, 이들을 위로하고 이들의 쓰린 가슴을 따뜻하게 안아준다이들 이주노동자들에겐 진실된 마음, 참된 사랑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넉넉하지는 않지만 물질적으로 나누어주고 사랑으로 보듬어주고 쓰다듬어 원한을 사랑으로 바꾸어 주는 곳, 미움을 씻어내고 복음을 심어주고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한국을 자랑하고 한국인들을 사랑하게 한국의 문화를 가르치고 한국말을 가르친다.

  이는 어떤 사절단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진정 우리가 세계 속의 한국으로 발돋움하려면 세계 많은 나라와 섞여야한다. 그 어떤 민족과도 그 어떤 인종과도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세계 도처에 나가 핍박당하지 않고 학대받지 않고 멸시당하지 않으려면 우리도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핍박하지 않고 학대하지 않고 사랑으로 대해야 할 것이다.

 내가 남을 사랑하고 내가 남을 끌어안을 때 그들도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안을 것이다. 가난하다고 멸시하고 가진 것 없고 힘이 없다고 핍박하고 억압하려 한다면 그들이 가진 자 되었을 때 그들이 힘을 얻었을 때 그들 역시 우리에게 똑같이 행할 것이다.

  그러나 나라도 못한 일들을 갈릴리교회는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갈릴리교회는 한국인의 교회가 아니다. 세계의 교회다. 크지 않은 교회에 인도네시아교회, 필리핀교회, 파키스탄교회, 몽골교회가 있다. 조그마한 다민족교회가 이제는 단일 언어, 같은 역사, 같은 문화를 가진 인도네시아의 갈릴리, 파키스탄의 갈릴리, 몽골의 갈릴리이다. 이들 외에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중국교포, 방글라데시, 이란, 인도, 네팔, 러시아, 중국 등 문화와 언어와 종교가 다른 이들이 주일이면 문전성시를 이루며 갈릴리로 모여든다.

  이제 이들은 먹지못해 입지못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갈릴리가 사람 대접을 해 주니까그들의 고통, 그들의 억울함을 함께 나누니까 찾아오는 것이다. 이들을 반겨 맞아주고 이들의 소리를 들어주며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며 웃음을 찾아주고 이들의 일그러진 마음을 바로잡아 코리아를 바로 볼 수 있게 하는 . 이곳이 갈릴리 외교관이다. 한국 속의 외교관. 한국 속에 세계대사관.

  갈릴리인들은 이 모든 일을 힘들지만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들이야말로 세계 속에 한국인의 얼굴이며 한국의 슈바이쳐며 한국의 테레사이다.

  갈릴리이곳이야 말로 한국 속의 예수의 고향이요,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이 사는 곳이요, 예수님의 부름에 서슴없이 나가는 예수의 제자들이 모이는 곳이며 복음의 전당이다.

 


* 윗 글을 쓰신 분이 누구신지 궁금합니다. 


댓글

운영자 2022-08-15 08:29:28
아마도 동광교회 사찰로 가신 오관식 집사님 같아요. 이주노동자 이발봉사를 오랫동안 하셨고, 교회 소식지에 재미있는 글을 많이 올리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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